저는 책을 좋아합니다.
다른 사람들보다 더 좋아한다고 자부합니다. 선물 받을 때 책 선물 받는 걸 정말 좋아하고, 간간히 부족한 용돈을 들여서 책을 사기도 합니다. 학교에서 할 일 없으면 친구들 불러서 놀기 보다는 그냥 혼자 도서관을 가버리는 게 제가 시간 때우는 방법이고요(...). 집에서도 TV시청보다는 그냥 책 읽는 게 더 좋습니다.

왜 그렇게 책을 좋아하게 되었을까요? 음.. 생각해보면, 초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 즈음, 무심코 집에 있던 위인전 한 권을 책장에서 꺼내어 본 것이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 때 읽은 위인전이 너무 재미있어서, 방학이 끝나기 전에 책장에 꽂혀있던 위인전 60권을 다 읽고, 틈만 나면 부평도서관에 가서 다른 책들도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살아오면서 잠시 책을 놓았던 적도 있었고, 싫어했던 적도 있지만, 몇몇의 시기를 제외하면 언제나 제 가방속에는 틈틈이 읽을 책 하나가 들어있었습니다.

책은 제게 정말 많은 것을 주었습니다.

일반적인 상식이나 지식 뿐만이 아니라, 꿈도 제게 주었습니다. 가장 처음 읽었던 위인전이 조선시대의 기술자였던 '장영실'의 전기였다는 것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군요. 그 이후로도 과학책을 꾸준히 읽고, 이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어, 지금 현재 저는 과학자를 꿈꾸고 있습니다. 화학 계열을 꿈꾸다가, 마찬가지로 책을 통해 생명과학 계열로 마음을 옮겼고요.

평생을 같이 하고픈 친구도 주었습니다. 제가 예전에 썼던 [이 글]의 주인공인 지생과의 만남은 비록 책이 아닌 다른 것으로 이루어졌지만, 저와 지생 사이에 책이 없었다면 그저 그렇고 그런 관계로 끝났을 겁니다. 서로가 자신이 읽은 책을 추천하고, 읽은 책에 대해 토론도 하고, 책을 통해 저와 지생 모두 비전을 찾고... 크리스천이라는 유대감도 물론 존재했지만 그 유대감조차 책이라는 도구가 없었으면 빛을 발하지 못했을 거에요.

크리스천 이야기가 나왔으니 이쪽 이야기도 해볼까요? 제게 성경과 다른 신도분들이 지은 신앙서적이 없었다면, 저는 진정한 크리스천으로 살려 노력하는 자가 아닌, 단순한 개독교인이 되었을 겁니다. 신앙서적을 읽으면서 신의 존재, 사랑, 은혜를 알 수 있었고,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찰할 수도 있었어요. 이른바 '목적의식'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이 된 거죠.

언어영역 점수는 덤으로 해두겠습니다(?).



예전에, 제 블로그의 테마를 스킨까지 바꾸면서 '도서관'으로 한 까닭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유희 도구에 머무르지 않고 제 인생의 가장 든든한 뿌리 중 하나가 되어준 '책'. 그리고 그러한 책으로 이루어진 장소가 바로 '도서관'입니다. 이 도서관은 어디에도 아닌 제 머릿속에 있습니다. 제게 있는 온갖 잡다한 생각과 지식을 각각 책으로 만든다면, 제 머릿속은 아마 하나의 '잡동사니 도서관'이 될 겁니다.

그리고... 저는 그 도서관에서 한 명의 사서가 되어 관리하고 있습니다. 저의 지식과 생각의 책을 꺼내어 이 곳에 펼쳐놓고, 다른 사람들이 보길 원하고 있습니다. 이 곳에 오신 분들과 대화를 나누며 교류하고, 또 한 권의 책을 머릿속에 들여놓고, 제 자신을 더욱 발전시키는 것. 그것이 바로, 이 도서관이 설립된 목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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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벤에셀 | 2009/02/10 14:59 | 특별문서 보존서고 | 트랙백 | 덧글(18)







봉숭아

요새는
사람들이 다 봉숭아로 보인다.
예쁜 다홍빛에 이끌려 다가가
악수를 청하면
어느새 맺힌 열매가
뻥.
죄 많은 나,
그런 나를 바라보는
수많은 사람들이 맺은 열매는
악수조차 허용하지 않는
거부의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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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인간관계에 대해 자신이 없어집니다.
친구, 이웃, 가족, 선후배, 스승...
그 모든 분들께 죄 많은 제가 언제나 폐를 끼치는 것 같고,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오늘 크리스마스,
아침에 제가 어머니께 대든 것 하나로, 가족 전체의 분위기가 쑥대밭이 되었습니다.
저의 말 한 마디가, 이토록 큰 죄일 줄은 저도 몰랐습니다.
꽤 마음이 아픈 크리스마스를 보낸 것 같습니다.

by 에벤에셀 | 2008/12/19 17:35 | 특별문서 보존서고 | 트랙백 | 덧글(0)

내가 과연 사람일까... 싶을 정도로
내 자신의 능력과 성격에 회의감이 들 때가 있지 말입니다.
흑흑 ㅠ_ㅠ

by 에벤에셀 | 2008/12/10 11:33 | 트랙백 | 덧글(1)







풀무질을 한다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돌아가신 숙부의 방안 가득히
보아라 한 물지게 노을만 엎질러져
활활 붉게 타고 있을 뿐
오오랜 유랑에서 다시 돌아와
허물어진 집터에서 닭들을 잠재우면
우리가 묵묵히 지켜온
저 적막한 어둠
주인 없이 돌아오는 말들의 피곤한 그림자
말들의 피곤한 그림자
한밤중 차거운 달빛으로 칼을 닦고
칼의 시퍼런 울음을 듣던 숙부는
저 허공 어디쯤
아직도 칼의 울음을 데리고
잠든 풀잎들을 깨우고 있는가
풀무질을 한다
한 부삽씩 우리들 믿음을 퍼 넣으면
허약한 젊음 버림받는 서적들을 불태운다
숨죽이는 바다 긴장하는 달빛
묘지마다 비석들이 눈을 뜨고
죽었던 이들의 무덤마다에서 징이 운다
은둔 끝에 우리는 동굴이 되고
깊이를 알 수 없는 울음이 되고
풀무질을 한다
바람만 불어도 허물어지는
이 세상 모든 것들아 잠들지 마라
이 세상 모든 것들아 잠들지 마라
뜨거운 불 속에서 타고 있는
우리들의 뼈를 보라
오, 어둠 어디에서고 꺼내들면
그 어떤 어둠도 깨어지고
마침내는 우리를 쏟아지는 빛 속으로 인도하는
영혼의 칼이여

by 에벤에셀 | 2008/12/01 16:02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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